저자의 논지에 동의하고 고전을 바라보는 시선이 나와 같아 겨우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너무나도 형편없다.
이 책을 정리하는 처음에 꼭 저 말을 쓰고 싶었다. 이 책은 마치 최고의 음식을 플라스틱 락앤락 통에 담아 먹으라고 내주는 그런 느낌이다. 음식은 만족스러운데 아무래도 플레이팅이 음식의 격을 떨어뜨려서 먹으면서도 불쾌한 기분. 딱 그렇다.
문장도 그렇고 책 자체 편집도 엉망이다. 문단의 구분도 그렇고 문장도 그렇다. 원문이 문제가 있으니 번역의 결과물이 불만족스럽겠지만, 교정할 때 그정도는 손보지 않나 싶어 아쉬움이 크다. 솔직히 읽는 동안 짜증났다. 들여쓰기도 너무 심하고 잦은 문단바꿈도 그렇고 내용에 집중할라치면 맥을 끊는 편집 때문에 200쪽도 안되며 문체도 어렵지 않고 내용도 간단한 책을 지나치게 오래 걸려 읽어야 했다.
이 책이 하고 싶었던 말이 정말 좋았으니까 이제 그 이야기를 해야겠다.
이 책을 샀던 이유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 혹은 '고전을 배워야 한다'는 어떻게 보면 당연하나 또 다시 생각하면 당연하지 않은 일에 대하여 외국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다 읽고 난 후 감상은, 고전을 바라보는 관점은 많이들 같구나 싶어 안심이 되기도 했지만 고전은 교양의 영역으로 자리잡는 것에 대해, 교양으로라도 자리잡게 하기 위해 저자가 말하는 방법이 최선인가 생각하기도 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고전의 유용성, 고전의 독서법은 국내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치는 이유와도 같은 지점을 공유한다. 나는 그것 외의 참신함을 기대했는데 당연한 걸 확인받은 안도감과 동시에 이게 전부인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나는 고전문학을 좋아하지만 고전읽기에 관한 물음들에 이렇다할 답을 내리지는 못한다. 늘 의문을 갖고 당연한 이야기에 맞서며 고전을 대한다.(조금은 과장이지만...) 고전은 잊혀지지 않고 오래 살아남았으니 이미 검증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장에는 고전에 관한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다. 오래 살아남았다는 데서 고전의 보편성을 찾을 수 있고 또 그 와중에도 특수한 상황에도 잘 맞았으니 후대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고전에는 옛 삶의 방식 혹은 생각들이 담겨있다. 그 중에서도 유용한 것이 살아남아 전해지고있으며 고전을 만든 문화를 알고, 현대에 미치는 영향 관계를 안다면 현대의 삶을 더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의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생각하면 거기서 오는 위안도 크다. 고전읽기에 관한 나의 생각은 아직 정교하지 못하다. 그래서 이 책에 조금 더 기대를 했는데 큰 해답은 찾지 못했다. 그래도 아래 다섯가지의 물음에 대한 답을 어느정도 찾긴 했으니 그보다 더 깊은 대답은 공부하며 내가 찾아봐야겠다.
- 어떤 것을 고전이라 하는가
- 고전은 왜 읽는가
- 고전의 재미는 무엇인가
- 고전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 무엇을 읽어야 하는가
(책의 내용과 관련된 부분이라 생략..추후정리하기로.........)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은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와 고전을 읽는 방법을 제시한다. 2장에서는 옛 선인, 시부사와 에이치, 공자, 괴테, 고바야시 히데오가 고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보여준다. 3장은 저자가 생각하는 고전 50권을 소개한다. 혹여 읽고 싶다면 1장만 좀 꼼꼼하게 읽고 3장의 책 목록 중 몇권 추리는 용도로 읽으면 될 것 같다.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하는 것은 옷을 사는 것보다 더 힘든일이라는 것을 느끼며, 책은 꼭 오프라인으로 사든지 서점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훑어야 실패하지 않는다는 그런 교훈을 남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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